「시골에서 돌봄을 생각하다」- 1편. 시골에서는 왜 가족이 간병인이 되는가
「시골에서 돌봄을 생각하다」시리즈
1부. 가족간병을 생각하게 되는 순간
1편. 시골에서는 왜 가족이 간병인이 되는가
부제 - 간병인을 구하기 어려운 농촌의 현실
시골에서는 왜 가족이 간병인이 되는가
간병인을 구하기 어려운 농촌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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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 입원하면 치료만큼이나 누군가 곁을 지켜야 하는 시간이 생깁니다. 간병을 가족의 일로만 생각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병원에 입원하면 치료만큼이나 누군가 곁을 지켜야 하는 시간이 생깁니다.
간병을 가족의 일로만 생각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시골에 살면서 처음에는 돌봄을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집을 고치고, 마당을 손보고, 농사짓는 일은 내가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불편하면 고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조금 멀리 나가서 구하면 됐습니다.
그런데 가족이 아프기 시작하면 정말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병원에 가는 것부터 쉽지 않을 때가 있고,
입원하면 누군가는 곁에 있어야 합니다.
간병인을 알아보지만 가까운 곳에서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가족이 병원에 같이 있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며칠이면 될 줄 알았던 일이 길어지기도 합니다.
농사일도 있고,
직장도 있고,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도 있는데
생활이 병원 중심으로 바뀝니다.
이런 일을 겪고 나면
‘가족간병’이라는 말이 조금 다르게 다가옵니다.
가족이 잘 돌봐주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방법을 찾기 어려워 가족이 맡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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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는 돌봄서비스가 없는 걸까
‘시골에는 돌봄서비스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지역마다 의료기관도 다르고,
이용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도 다릅니다.
농촌에서도 의료와 돌봄을 연결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생활돌봄을 확대하려는 여러 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족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서비스가 존재하는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 지역에서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가?”
이 물음이 따라옵니다.
제도적으로 돌봄서비스가 있어도
제공기관이 멀리 있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인력이 부족하거나,
필요한 시간에 이용하기 어려우면
실제 생활에서는 선택지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농촌에서는
‘어떤 서비스를 받을까’보다 ‘그 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이 도시와 농촌의 돌봄 환경을 이야기할 때 꼭 생각해 봐야할 문제 입니다.
간병은 돈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간병 이야기를 하면 보통 비용부터 생각합니다.
하루에 얼마인지,
한 달이면 얼마인지.
물론 비용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족이 직접 간병하게 되면
돈으로만 계산하기 어려운 것들이 생깁니다.
한 사람이 병원에 있으면 다른 사람이 농사일을 대신해야 합니다.
직장을 쉬거나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집에 있는 가족의 식사와 생활도 누군가는 챙겨야 합니다.
병원이 집에서 멀다면 이동시간도 늘어납니다.
그래서 가족간병은 단순히
‘간병비를 아끼는 방법’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가족의 시간과 노동, 이동과 체력까지 함께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골에서는 병원까지의 거리와 교통 문제가 더해질 수 있습니다.
간병을 위해 병원에 있는 사람뿐 아니라,
그 사람의 빈자리를 메우는 가족의 생활도 함께 바뀝니다.
간병인을 구할 수 있느냐는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
농촌에서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 생활 곳곳에 영향을 줍니다.
병원도 그렇고,
교통도 그렇고,
돌봄서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낮은 인구밀도와 분산된 거주 형태에서는
필요한 서비스를 가까운 곳에서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간병인 구하기’는 사는 곳에 따라
쉽게, 또는 어렵게, 그리고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 상황 | 먼저 생각할 것 | 농촌에서 추가로 확인할 것 |
|---|---|---|
| 입원하게 된 경우 | 간병 방법 알아보기 | 해당 병원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간병 관련 서비스와 인력 |
| 가족이 간병하기 어려운 경우 | 대체 방법 찾기 | 가까운 지역에 실제 이용 가능한 인력이 있는지 |
|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경우 | 서비스 신청 | 우리 지역의 제공기관과 인력 상황 |
| 장기간 돌봄이 필요한 경우 | 여러 방법을 함께 검토 | 이동거리와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 여부 |
물론 도시마다, 농촌마다 다 똑같지는 않습니다.
‘제도가 있다’고 해서 내가 사는 곳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건 미리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어떤 일이 생길지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막상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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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인이 없다면 가족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고 간병인을 구하지 못하면
곧바로 가족이 모든 것을 떠안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먼저 지금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입원 중이라면 병원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퇴원 후 집에서 돌봄이 필요하다면
일시적인 도움이 필요한 것인지,
장기간 돌봄이 필요한 상황인지에 따라 알아볼 방법도 달라집니다.
갑작스러운 돌봄 공백이 생긴 경우에는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긴급돌봄이나 복지서비스가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비스의 종류와 이용 조건은 상황과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간병을 시작하기 전에
‘무조건 가족이 한다’고 결정하기보다 지금 필요한 돌봄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간병을 선택한다는 것
가족이 직접 돌보는 일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족이라서 할 수 있는 돌봄도 있습니다.
익숙한 사람이 곁에 있으면 환자도 마음이 편할 수 있고,
가족은 평소와 다른 작은 변화를 알아차리기도 합니다.
문제는 가족이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돌봄을 가족의 몫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루 이틀은 어떻게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고 몇 주가 되면 처음과 같지는 않습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수도 있고,
일을 쉬어야 할 수도 있고,
다른 가족을 돌보는 일까지 겹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돌보는 가족 역시 지치게 됩니다.
그래서 가족간병을 생각할 때는
‘가족이 얼마나 희생할 수 있는가’보다 ‘이 돌봄을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가족이 직접 돌보는 것과 가족만 돌봐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시골에서 더 어려운 것은 선택지가 적다는 것
시골에도 가까운 이웃이 있고,
마을 공동체가 있고,
서로 돕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런 관계는 도시에서는 쉽게 얻기 어려운 힘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족이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는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도움을 받을 곳은 알고 있는데, 실제로 연결할 사람이 없는 경우입니다.
돌봄서비스가 있어도 사람이 부족할 수 있고,
사람이 있어도 집과 너무 멀 수 있습니다.
병원이 있어도 이동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가족이 병원에 남고,
가족이 이동을 돕고,
가족이 식사를 챙기고,
가족이 일상을 이어주게 됩니다.
그래서 시골에서 오래 살아가려면 병원과 약국의 위치만 알아볼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지역에서 어떤 돌봄을 이용할 수 있는지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간병을 시작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
갑자기 일이 생기면 당황해서 가족부터 병원으로 보내게 됩니다.
그때 조금이라도 덜 헤매려면 평소에 다음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 가까운 종합병원이나 지역 병원의 위치
- 입원 가능성이 있는 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운영 여부
-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연락처
- 장기요양보험 상담 창구
- 지역 내 돌봄서비스 제공기관
- 장애인활동지원이 필요한 경우 이용 가능한 기관
- 가족이 장기간 돌봄을 맡기 어려울 때 문의할 곳
모든 제도를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상황이 생겼을 때 어디에 물어봐야 하는지를 아는 것.
그것만으로도 처음 맞닥뜨리는 돌봄의 막막함을 조금 줄일 수 있습니다.
귀촌할 때 집만 보지 않게 되는 이유
귀촌을 준비할 때는 집을 먼저 봅니다.
땅이 얼마나 넓은지,
햇빛은 잘 드는지,
텃밭을 만들 수 있는지,
마당은 어떤지 살펴봅니다.
생활하기 편한 집을 찾는 일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오래 살아보려면 조금 다른 것도 보게 됩니다.
병원은 얼마나 먼가?
겨울에 길이 얼면 이동하기 괜찮은가?
차가 없으면 병원에 갈 수 있는가?
부모님이 아프면 누가 곁에 있을 수 있는가?
장기간 돌봄이 필요해졌을 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젊고 건강할 때는 이런 질문이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생활은 언제나 계획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시골에서 살면서 돌봄을 생각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사는 것과, 나이가 들어서도 그곳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 있습니다.
가족이 돌본다는 말 뒤에 있는 것들
가족이 간병하는 모습을 두고
그저 사랑이라고만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랑이 있어서 곁을 지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사랑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있습니다.
가족이 간병을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과
가족이 직접 돌보고 싶어서 선택하는 상황은 다릅니다.
둘을 나눠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시골에서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곧 “사람이 있는가?”라는 질문이 되기도 합니다.
이것이 제가 시골에서 돌봄을 이야기하려는 이유입니다.
해달바람비에서 집과 마당을 고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기록하다 보면
결국 집만 고쳐서는 오래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집의 모양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플 때 도움을 받을 곳이 있는지,
가족이 지쳤을 때 손을 내밀 사람이 있는지,
나이가 들어도 이곳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지.
좋은 시골집을 찾는 일은 어쩌면 그런 것까지 함께 살펴보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이 시리즈에서는
- 가족이 직접 간병하게 되었을 때 무엇을 알아봐야 하는지,
- 병원에서는 어떤 돌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
-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 그리고 제도는 있지만 정작 사람이 없어 이용하기 어려운 돌봄은 어떤 모습인지
하나씩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조용해서 내려온 시골이지만,
살아가는 동안에는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도 찾아옵니다.
그럴 때 가족만 바라보지 않아도 되는 마을이라면 좋겠습니다.
집을 고치는 이야기에서 시작했지만, 결국 오래 살아갈 수 있는 곳을 생각하는 이야기까지 가보려 합니다.
이것이 「시골에서 돌봄을 생각하다」의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해달바람비 한줄평
가족이 돌보는 마음은 소중하지만, 가족만 돌봐야 하는 상황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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