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2

장마철 집짓기, 피해야 할 이유와 대비 방법

 비 오는 날, 야외놀이공원 가자는 아이의 말처럼 주말에 폭우 예보가 있는데 아이가 야외놀이공원에 가자고 조른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비싼 옷을 입고 사진도 멋지게 찍고 싶다고 말한다면요? 아이의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결국 부모 입장에서는 ‘안전’과 ‘현실’을 고려하게 됩니다. ‘괜찮을 거야’ 하면서 억지로 다녀온 외출이 결국 감기나 젖은 옷, 고장 난 신발, 기분 나쁜 기억으로 돌아오는 걸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이 비유는 장마철 집짓기에도 꼭 들어맞습니다.


비오는 날 집짓기


“장마철에 집을 지으면 안 되나요?”

정답은 절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좋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장마철, 우리나라의 특징부터 알아보자.

우리나라의 장마는 보통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약 3~4주간 이어지며,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600mm 이상의 강수량이 쏟아지기도 합니다. 특히 기상 변화가 불규칙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소나기와 폭우가 번갈아 오는 것이 장마철의 특징입니다. 이런 환경은 건축 현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집짓기는 야외 활동이다. 날씨의 영향이 절대적!


1. 기초 공사는 물과 가장 가까운 작업

기초 공사는 말 그대로 집의 ‘뿌리’가 되는 작업입니다. 이 작업이 장마철에 이뤄지면 토양이 젖어 지반이 약해지고, 물 빠짐이 좋지 않으면 침수 위험도 생깁니다. 기초가 부실하면 집 전체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안전 문제와 하자 발생으로 이어집니다.

2. 콘크리트 타설, 물의 양이 생명

비 오는 날 콘크리트를 붓게 되면 비에 섞인 수분 때문에 콘크리트의 비율이 깨져 강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몇 년 뒤 갈라짐이나 구조 균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특히, 철근이 들어가는 구조물이라면 철근 부식도 걱정해야 합니다.

3. 마감재, 곰팡이와의 전쟁

내부 마감재, 단열재, 석고보드, 목재 등은 습기에 매우 약합니다. 장마철에 시공하면 마르기 전에 밀폐되어 곰팡이 발생, 단열 성능 저하, 퀴퀴한 냄새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재를 아무리 조심히 보관해도 현장 전체의 습도가 높은 이상, 위험 요소는 줄일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장마철에 건축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다만, 공정마다 철저한 준비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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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포나 텐트 등으로 자재를 철저히 덮기

배수로 확보 및 양수기 준비

공사 일정 유동적 조정

작업 중단 시 빠르게 현장 정리

습기 측정 및 환기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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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작업은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들어갑니다. 즉, ‘장마철에는 같은 집을 짓더라도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추가 비용이 집의 품질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마철에 건축을 해야 한다면?

다음의 점들을 꼭 체크하세요.

- 건설사와 장마철 대비 계획을 사전에 협의합니다. 일정 유동성, 자재 보관, 방수 계획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 기초 공사는 장마철 전에 마무리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면 콘크리트 양생과정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 공정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품질 점검을 자주 합니다. 눈으로 보기에 괜찮다고 넘어가는 순간, 나중에 큰 하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론 - ‘비싼 옷 입고 놀이공원 가는 것’과 같다

비가 올 걸 알면서 아이가 고집을 부릴 때, 부모는 현명한 결정을 내리죠.

마찬가지로, 장마철에 건축을 계획 중이라면 “정말 꼭 지금 지어야 하는가?”부터 따져보는 것이 현명한 판단입니다.

장마철에는 공사를 멈추는 것이 손해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하자 발생, 추가 보수 비용,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미리 줄이는 것입니다.

건축은 ‘빨리’보다 ‘올바르게’가 더 중요한 분야입니다.

피할 수 있다면 장마철은 피하세요. 비싼 옷을 입고 진흙탕에 들어가는 일을 피하듯 말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겠습니다.

*장마철에도 집을 지을 수는 있지만 위험 요소가 많다.

*기초공사, 콘크리트 타설, 자재 보관 등 모든 단계에서 습기와 물은 치명적인 변수다.

*장마철 시공은 일정 지연과 품질 저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꼭 장마철에 지어야 한다면 철저한 대비와 전문가 협력이 필수다.


여러가지 여건과 상황이 있을겁니다. 모든 경우의 수와 금액적, 시간적 문제를 고려해 보고 좋은 집짓기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집 한채 지으면 10년 늙는 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꼼꼼히 확인하고 챙겨서 나중에 미련이나 후회가 없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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