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피움불 – 가마를 깨우는 첫 불씨
제일 먼저 아궁이 바깥에서 불을 피워 가마 안으로 천천히 열을 전달합니다. 이 단계의 목적은 가마 내부의 습기와 기와 속 수분을 천천히 날려보내는 것입니다. 이때 불길이 가마 안으로 깊게 들어가면, 기와가 갑작스러운 열에 의해 갈라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두번째, 초불 – 불이 가마에 들어서다
이제 불이 아궁이 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가마 안의 기온이 점차 상승합니다. 기와의 표면에 남아있던 습기들이 이 시점에서 말라가기 시작하고, 본격적인 가열 전 준비가 이루어집니다.
세번째, 중불 – 불기운이 퍼지는 시기
아궁이 내부 고래(불길이 지나가는 길)의 색이 점차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 중불 단계에 진입합니다. 이때 불이 일정하게 퍼지도록 숯이 가마 안에서 고르게 자리잡게 해야 합니다.
불이 지나치게 강하면 생나무를 넣지 말아야 하며, 잠시 장작을 멈추고 가마 안 기와의 색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마 벽 쪽 기와 색이 불빛과 비슷해졌다면 다시 장작을 넣어 온도를 더욱 올릴 수 있습니다.ib612.com
네번째, 센불 – 불의 절정, 기와가 익는 시간
가마 안 전체가 이글거리는 붉은 빛으로 가득 차면 ‘센불’ 단계입니다. 이 시점은 기와의 최종 굽기 단계로, 고온을 유지하면서 연료(장작)를 자주 공급해 불의 세기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다섯번째, 막음불 – 불을 덮고 열을 지키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연소실을 가득 채울 만큼 통나무를 넣고, 아궁이를 판석과 진흙으로 꼼꼼히 밀봉합니다. 이는 남은 열로 기와를 완전히 익히고, 내부 온도를 천천히 낮춰가며 균열 없이 식히기 위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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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준(韓亨俊, 1929년 1월 5일 ~ 2013년 6월 20일)ib612.com
국내 유일의 조선시대 기와의 전통 제작기법과 공정을 이어 온 대한민국의 수제기와 제와장 입니다.
1988년 8월에 국가무형문화재 제91호 제와장 기능보유자로 지정, 2008년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 복구 공사에 참여하여 공장제 기와를 모두 전통 기와로 교체하는 작업을 지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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