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들깨는 꿀풀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이 원산지입니다. 주로 들깨 기름을 얻기 위해 재배되어 왔으나, 1970년대 이후 신선한 잎을 쌈채소로 활용하면서 잎들깨의 재배가 크게 늘었습니다. 예로부터 들깨와 유사한 차조기(자주색 잎 품종)는 약용이나 천연 색소로 활용되었고, 떡에 붉은 무늬를 내는 데도 사용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차조기를 수경재배해 회 요리와 함께 향신 채소로 널리 이용하고 있습니다. 잎들깨는 비타민 C, 철분, 칼슘 등 영양소가 풍부하며, 특유의 향기는 페릴라케톤과 페릴라알데히드 성분에서 비롯되어 회나 생선 요리의 비린내를 잡는 데 탁월합니다.
1. 품종 선택
들깨는 가을이 되어 낮 시간이 짧아지면 꽃이 피는 단일식물입니다. 따라서 잎을 수확 목적으로 키울 때는 개화가 늦고 일장 반응에 둔감한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오래전부터 잎들깨 재배에 사용되어온 “구포들깨” 같은 재래종은 잎이 크고 마디가 짧아 수확에 적합합니다. 최근에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남천들깨”, “만백들깨”, “보건들깨”와 같은 전용 품종도 시중에 보급되고 있습니다. 텃밭에서는 지역 재래종을 봄에 심어 여름까지 수확하고, 가을에 종자를 받아 다음 해에 다시 활용할 수 있습니다.ib612.com
2. 파종 방법
들깨 씨앗은 발아력이 높아 일반 채소와 비슷한 방식으로 파종이 가능합니다. 단, 너무 많은 양을 뿌리면 솎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므로 적정량을 심는 것이 좋습니다. 따뜻한 장소에서 모종을 키운 뒤 옮겨심으면 수확 시기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가을에 수확한 종자는 발아 억제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바로 파종하면 싹이 잘 트지 않는데, 겨울철 저온에 노출되면 이 물질이 자연스럽게 사라져 다음 해 봄에는 발아가 원활해집니다. 만약 겨울에 하우스 재배를 계획한다면, 지베렐린 처리(약 1시간 침지)를 통해 발아를 유도하거나 전년도 종자를 냉장 저장해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2년 이상 된 종자는 발아율이 낮아지므로, 장기 보관 시에는 밀봉해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으며, 이렇게 하면 3~5년간 품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파종 시에는 밑거름을 충분히 주고 이랑을 만든 뒤 줄뿌림이나 흩어뿌림을 하고 얇게 흙을 덮습니다. 4월 하순 이후 낮 기온이 15도 이상이면 1주일 이내에 발아합니다. 모종은 2~3잎이 나왔을 때 본밭에 심고, 식재 간격은 10cm 이상을 유지합니다.
3. 재배 관리
잎들깨는 토양 적응력이 뛰어나 대부분의 밭에서 잘 자랍니다. 다만 배수가 잘되고 촉촉한 토양이 가장 좋습니다. 흙이 마르면 겉면이 하얗게 변하므로, 시들기 전에 물을 주어야 합니다.
비료는 심기 전 유기질 비료를 충분히 뿌린 후 이랑을 만들고, 재배 중 잎 색이 옅어지면 복합비료를 비오기 전날 가볍게 뿌려줍니다. 잎 수확은 보통 5월 중순부터 시작해 8월 말까지 지속할 수 있습니다.
장마철에는 밀식된 줄기를 솎아주어 통풍을 개선하면 병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가을로 접어들면 꽃이 피고, 잎이 작아지며 생장이 멈추기 시작합니다. 꽃이 피면 새로운 잎이 생기지 않으므로 이 시점에서 수확도 마무리됩니다.
만약 가을 이후에도 수확을 원한다면, 여름에 다시 파종하고 인공 조명을 활용해 낮 시간을 길게 만들어 개화를 억제할 수 있습니다. 경제성을 고려해 자정~1시 사이에만 백열등(약 3.3㎡당 100W)을 켜두기도 합니다.
4. 잎 수확 요령
잎들깨는 마디마다 양쪽으로 2장의 잎이 나옵니다. 수확 시에는 4~5장의 잎이 완전히 펼쳐졌을 때부터 아래쪽 잎부터 2장씩 따줍니다. 윗부분의 덜 자란 잎은 남겨두어야 식물이 약해지지 않습니다.
간격이 넓으면 곁가지가 자주 발생하며, 이 가지에서도 잎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 때때로 촘촘히 심어 30cm가량 자랐을 때 전체를 잘라 나물로 이용하기도 하며, 이 방식은 반복적으로 파종이 필요합니다.
5. 병해충 방제
텃밭에서 기르는 잎들깨는 농약을 쓰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병이 생기면 감염된 잎이나 식물을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에 강한 식물로 키우기 위해서는 햇빛이 잘 들고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을 유지하며, 식물 간 간격을 확보하여 통풍을 원활히 해야 합니다.ib612.com
대표적인 병해는 잿빛곰팡이병, 노균병, 역병, 균핵병 등이 있으며, 감염 시에는 즉시 뽑아서 폐기합니다.
해충으로는 파밤나방, 거세미나방, 담배나방 등이 잎을 갉아먹을 수 있으며, 눈에 띄면 직접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딧물이 발생하면 감염된 잎을 제거해 처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새 잎의 생장이 느려질 때는 응애와 같은 미세 해충이 번식하기 쉬우므로, 피해가 심한 줄기는 잘라내고 새순이 나오도록 유도합니다. 민달팽이도 종종 들깨잎을 갉아먹는데, 밭을 건조하게 유지하거나 유인제를 사용해 퇴치할 수 있습니다. 유인제는 막걸리에 설탕을 섞어 발효시켜 두면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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