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크는 실내와 외부 공간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단순한 외장 구조물이 아닌 생활 공간의 확장으로 이어집니다. 가족들과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거나,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놀이터가 되어주죠. 여기에 라티스를 더하면, 자연스럽게 햇빛은 차단하고 바람은 통하게 하여 한여름에도 쾌적한 그늘 공간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또 데크의 배치에 따라 외부 시선을 차단해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으로도 거듭납니다. 이처럼 데크는 감성적 요소와 기능성 모두를 갖춘 공간으로, 목조주택은 물론 콘크리트 주택, 생태주택, 아파트 베란다, 상가 외부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데크 시공의 수요가 늘어난 만큼, 시공 품질 역시 높아졌는가? 라는 질문입니다.
겉모습은 그럴듯해도... 시공의 현실
현실은 썩 좋지 못합니다. 시공자 대부분이 데크를 어떻게든 “보기에 괜찮게” 만들 수는 있지만, 정작 기초적인 구조와 내구성은 무시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공구는 달라도 시공 방식은 비슷하고, 전문성이 결여된 시공이 일상처럼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데크는 처음엔 멀쩡해 보여도, 2~3년 내에 기울거나 썩는 등의 하자가 나타나게 됩니다. 데크 시공은 단지 ‘목재를 잘라서 조립하는 일’이 아닌, 기초부터 철저히 준비되어야 하는 건축 공정입니다.ib612.com
이번 시리즈에서는 부실시공을 막기 위한 기본적인 데크 시공법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데크의 기초’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1. 방부목이면 다 괜찮을까?
목재는 수분에 약하기 때문에, 땅에 닿으면 쉽게 부패합니다. 그래서 약품 처리로 방부 성능을 강화한 목재, 이른바 방부목이 사용됩니다. 많은 사람이 “방부목이니까 썩지 않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모든 방부목이 똑같지 않습니다.
방부목은 방부액 침투량과 용도에 따라 아래와 같이 분류됩니다.
ABOVE GROUND EXPOSURE → 지면에 닿지 않고 띄워서만 사용 가능
GROUND CONTACT → 지면과 접촉 가능한 목재
PERMANENT WOOD FOUNDATION → 땅속에 매설 가능한 고강도 방부목
이 구분은 목재 표면에 직접 표기되어 있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국내에서는 가장 저렴한 ABOVE GROUND 제품이 주로 유통된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고성능 방부목은 가격이 비싸고 유통이 어려우며, 시공자나 자재상 대부분이 비용 절감을 우선시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땅에 닿아서는 안 되는 목재가 아무런 고려 없이 지면 위에 설치되며, 이로 인해 썩거나 붕괴하는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2. 동결선 깊이는 왜 중요한가?
데크의 구조는 상판(Decking), 장선(Joist), 보(Beam), 기둥(Post), 그리고 그 모든 하중을 지탱하는 콘크리트 기초로 구성됩니다. 이 기초가 겨울철 지반의 동결선 아래로 시공되지 않으면, 지반이 얼고 녹는 과정에서 기초가 들리거나 내려앉아 데크가 틀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기도 수원의 경우 동결선 깊이는 약 70cm입니다. 시공 시에는 최소한 이보다 더 깊은, 85cm 이상으로 기초를 파서 콘크리트를 타설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런 깊이로 파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해외에서는 파워 오우거(Power Auger) 같은 전문 장비로 정확하게 기초 구멍을 뚫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면, 국내는 여전히 삽질로 대충 판 후 얕은 깊이에 콘크리트를 붓는 경우가 많아, 결국 구조 안정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습니다.
3. 주춧돌, 땅 위에 그냥 올리면?
시공 현장에서 자주 보이는 잘못된 사례 중 하나는 콘크리트 주춧돌(피어 블록)을 땅 위에 그냥 얹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시공이 간단하고 비용도 적게 들지만, 지반 침하나 계절 변화에 매우 취약합니다.
정석대로라면, 먼저 동결선 깊이 이상으로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시멘트 모르타르를 타설한 후 주춧돌을 고정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데크 구조 전체가 안정적으로 지지됩니다.ib612.com
하지만 현실에서는 주춧돌을 지면 위에 올려놓기만 하고, 그 위에 바로 목재 구조를 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시공은 장마철에 토사가 씻겨 내려가거나, 겨울철 지반이 융기하면서 데크가 기울거나 붕괴될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끝으로 - 작은 기본이 큰 차이를 만든다
데크 시공은 단순한 외관 작업이 아닙니다. 특히 ‘기초’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방부목의 종류를 제대로 구분하고, 동결선 깊이를 고려하며, 주춧돌을 올바르게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향후 수년간의 하자 발생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태도에서 벗어나 기본 원칙을 정확히 지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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