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24절기)
입하(立夏) · 소만(小滿) · 망종(芒種) · 하지(夏至) · 소서(小暑) · 대서(大暑)
1. 입하(立夏)
24절기 중 일곱 번째 절기이며, 음력 4월에 해당하고 양력으로는 5월 5~6일경이다. 곡우와 소만 사이에 들며, 태양의 황경이 45도일 때다. ‘여름이 시작된다’는 뜻을 지니며, 초여름 날씨가 나타난다. 여름의 시작은 입하에서, 끝은 입추 직전까지로 본다.
옛 사람들은 입하 15일을 5일씩 나눈 세 시기, 즉 초후·중후·말후로 구분했다. 초후에는 청개구리가 울고, 중후에는 지렁이가 땅 위로 올라오며, 말후에는 왕과(쥐참외)가 수확된다. 입하가 되면 농작물이 자라기 시작하는 동시에 해충과 잡초도 늘어나 농부들의 손길이 바빠진다.
송파 지역에서는 입하 무렵 쑥을 모아 절식으로 준비하기도 했다. 차 문화에서는 곡우보다 입하 전후가 차의 맛이 가장 좋다고 평가되기도 한다.ib612.com
2. 소만(小滿)
여덟 번째 절기이며, 입하와 망종 사이에 들어 음력 4월, 양력 5월 21일경이 해당된다. 태양이 황경 60도에 위치할 때다. ‘만물의 생장이 가득 찬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이때부터 여름 기운이 본격적으로 느껴진다.
농촌에서는 모내기 준비가 한창이며, 밭갈이와 김매기 작업도 많다. 과거에는 모가 자라는 데 45~50일이 걸렸지만, 지금은 비닐 모판으로 약 40일이면 충분히 자라 소만 무렵부터 모내기가 시작된다.
옛 중국에서는 소만부터 망종까지를 세 시기로 나누었다. 초후에는 씀바귀가 자라고, 중후에는 냉이가 시들며, 말후에는 보리가 익는다. 죽순을 따서 고추장이나 양념과 함께 먹는 전통은 이 시기 대표적인 여름 별미다. 봄에 누렇게 변한 대나무는 새순에게 영양분을 주었기 때문에 ‘죽추(竹秋)’라고 부르기도 한다.
3. 망종(芒種)
아홉 번째 절기로, 소만과 하지 사이에 든다. 음력 45월, 양력 6월 67일경에 해당하며 태양의 황경은 75도이다.
망종은 벼·보리 등 수염이 있는 곡식의 씨를 뿌릴 적기를 의미한다. 옛날에는 모내기와 보리베기 작업이 이 시기에 이루어졌다. 남부 지방에서는 망종 무렵이 농사일이 가장 바쁜 시기로, ‘발등에 오줌 싼다’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였다.
망종날 풋보리를 베어 볶아 가루로 죽을 끓이면 여름철 배탈을 예방한다고 믿었다. 제주 지역에서는 망종이 빠르거나 늦게 들면 그해 보리농사에 영향을 준다고 전해진다.
4. 하지(夏至)
열 번째 절기로, 망종과 소서 사이에 있다. 음력 5월, 양력 6월 21일경이며, 태양이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는 날이다.
이날은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으며, 북반구에서는 햇빛이 강렬하다. 옛 사람들은 하지 15일을 초후·중후·말후로 나누어, 초후에는 사슴의 뿔이 떨어지고, 중후에는 매미가 울기 시작하며, 말후에는 반하(半夏) 알이 생긴다고 기록했다.
남부 농촌에서는 단오 전후로 모심기를 끝내며, 강원도에서는 햇감자를 수확해 감자전을 부치기도 했다.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으며, 제물로 소, 돼지, 개 등을 사용해 용신에게 비를 기원하였다.
5. 소서(小暑)
열한 번째 절기이며, 하지와 대서 사이에 든다. 음력 6월, 양력 7월 7~8일경이며 태양의 황경은 105도다.
소서는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되는 시기다. 장마전선이 우리나라에 자리 잡아 습도가 높고, 많은 비가 내리기도 한다. 과거에는 논김매기, 퇴비 장만, 잡초 제거 등의 농사일이 이루어졌다.
이 시기에는 팥, 콩, 조, 호박 등 여름 채소와 민어가 제철이며, 밀가루 음식이 맛있다. 특히 민어 고추장국은 단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루어 여름 입맛을 돋운다.ib612.com
6. 대서(大暑)
열두 번째 절기로, 소서와 입추 사이에 든다. 음력 6월 중, 양력 7월 23일경이며 태양 황경은 120도다.
연중 가장 더운 시기라 이름도 ‘큰 더위’이다. 중복 때와 겹치며, 밭김매기와 퇴비 장만, 논두렁 정리 등 농사일이 계속된다.
옛 중국에서는 대서를 5일씩 나누어 삼후로 기록했는데, 초후에는 썩은 풀이 반딧불이 되고, 중후에는 흙이 습하고 무더워지며, 말후에는 큰 비가 내린다고 했다.
이때는 참외, 수박, 밀, 보리 등 과일과 곡물이 가장 풍성하며, 녹음이 우거진 계절이다. 특히 가뭄 뒤 수박은 단맛이 더욱 강해 여름철 최고의 별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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