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라벨이 생활기록인 게시물 표시

자율신경실조증이 의심될 때, 직접 겪은 증상과 내가 바꾼 생활습관

이미지
 나이가 들었다는 게 느껴집니다. 예전 어른들이 “나이 들면 몸 아프다. 건강이 최고다.” 하시던 말씀이 이제는 제 얘기가 된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장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스트레스가 크게 늘면서 배도 자주 아프고 잠자는 것도 엉망이 됐습니다. 피곤한데도 잠이 들질 않았습니다. 잠자리에 누워 한참을 뒤척이다 보면 새벽 2시, 3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어떤 날은 4시까지 잠을 못 잔 날도 있었습니다. 평소 60대 후반이던 심박수도 어느 순간부터 80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90~100 정도까지 올라가는 날도 점점 많아졌습니다. 없던 이명도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들리는 정도였는데 점점 더 심해졌고, 가끔은 순간적으로 휘청거릴 만큼 어지럽기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힘들었던 건 갑자기 찾아오는 호흡곤란 과 배가 심하게 불러오는 복부팽만 증상이었습니다. 그래서 내과도 가보고 이비인후과도 가봤습니다. 국가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위내시경도 했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술, 담배, 커피를 줄이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고 하셨습니다.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몸은 계속 이상한데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하니 답답했습니다. 글로 몇 줄 적고 있지만 그때는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호흡곤란이 너무 심해서 ‘이러다 죽는 것 아닌가’ 싶었던 적도 몇 번 있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러다 대형마트에 갔다가 벽에 붙어 있는 병원 광고를 하나 봤습니다. 거기에 ‘ 자율신경실조증 ’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찾아봤습니다. 증상을 하나씩 읽어보는데 제가 겪었던 것과 너무도 같았습니다. 순간 좀 무서웠습니다. ‘나도 이건가?’ 그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바로 자율신경실조증이라고 결론 내렸으면 안 됐을 것 같습니다.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원인도 있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그...

2026년 추석, 고향에 가서야 보이는 것들

이미지
 추석이 가까워지면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추석 전날이면 집 안에 기름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전을 부치는 냄새였습니다. 동그랑땡을 굽고, 동태전을 부치고, 이것저것 지글지글 부치다 보면 그 냄새는 부엌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집 안을 가득 채우고 대문 밖까지 흘러나갔습니다. 동네 어디선가 또 전을 부치고 있다는 것을 냄새만으로도 알 수 있었습니다. 기름 냄새가 나면 추석이었습니다. 밤이 되면 동네에서는 불꽃놀이도 했습니다. 대단한 불꽃축제는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작은 폭죽과 불꽃놀이였을 겁니다. 그런데 어두운 시골 마을에서 하나둘 불꽃이 올라오면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밖으로 뛰어나갔고, 어른들은 대문이나 마당에서 아이들을 바라봤습니다. 한복을 입은 어린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예전 추석날 밤의 불꽃놀이는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추석 전날 온 동네를 채우던 전 냄새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한복을 입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도 흔하지 않습니다. 물론 전도 먹고, 한복도 입고, 가족끼리 모이는 집도 여전히 있습니다. 하지만 한 시대의 명절 풍경이 조금씩 기억 속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 만큼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요즘 추석을 생각하면 ‘ 명절이 변했다 ’는 생각보다 " 사람이 사는 풍경이 변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2022년 추석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짧은 순간도 지금 돌아보니 오래 남는 추석의 한 장면이 되었습니다. 2026년 추석, 우리는 무엇을 만나러 고향에 가는 걸까 2026년 추석은 9월 25일입니다 2026년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입니다. 주 5일제를 기준으로 추석 연휴는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 입니다. 2026년 추석 내용 추석 당일 9월 25일 금요일 추석 연휴 9월 24일~27일 한가위 보름달 서울 기준...

에어컨 전용 누전차단기 단자가 녹았다면? 원인을 직접 점검하며 확인한 사항

이미지
 시골집에서 살다 보면 작은 고장 하나도 바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도시에서는 전화 한 통이면 끝날 일도 여기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가까운 전기 업체가 없는 때도 있고, 급하게 와주실 기사님을 찾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뭔가 이상하면 일단 제가 먼저 뜯어보고 원인이 뭔지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필요한 부품도 직접 준비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예전 에어컨을 설치할 때 전용 회로를 하나 새로 만들었습니다. 여름이 되고 처음 에어컨을 켰는데, 다음 날 아침에 보니 에어컨이 꺼져 있더군요. 차단기부터 확인 해 봤습니다. 누전차단기 단자가 녹아 있었고, 연결된 전선 피복도 조금 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배선을 잘못 연결한 건가 싶었습니다. 전선도 다시 확인해 보고, 열화상카메라로 온도도 체크해보고, 차단기도 새것으로 바꿔 봤습니다. 이것저것 하나씩 확인했는데 원인은 제가 생각했던 곳에 있지 않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1. 누전차단기 단자가 녹는 원인은 무엇인지 2. 전선 문제와 차단기 문제를 어떻게 구분했는지 3. 이번 일을 겪으며 확인한 점과 점검 방법 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 글은 제가 직접 겪은 일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같은 증상이라고 해도 집마다 설치 환경이나 배선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원인이 똑같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아, 우리 집도 이거구나" 하고 바로 판단하기보다는 이런 경우도 있었구나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여름철 에어컨을 처음 가동한 뒤 누전차단기 단자가 과열되며 녹았습니다. 원인을 하나씩 확인한 결과, 배선보다 차단기 자체의 이상 가능성이 더 컸습니다. 에어컨 전용 누전차단기가 녹았다면? 전선보다 차단기를 먼저 의심해 본 이유 설치 환경 에어컨 설치 시 에어컨 전용 회로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배선연결은, - 에어컨 전용 누전차단기 설치 - 누전차단기 → IoT 스마트 MCB → 에어컨 전용 콘센트 - 배선은 4㎟ CV(SV) 단선 사용 - 사용한 자재는 모두 새 제품 평소 차단기를 직접 만질 일이 없도록 스마...

[ㄱ] 두릅을 미워하게 된 이유

이미지
처음 시골로 내려갔을 때, 저는 그곳이 사람 사는 냄새가 남아 있는 곳이라고 믿었습니다. 도시에서 지친 마음을 쉬게 해 주는 곳, 계절의 흐름을 천천히 바라보며 살아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밭을 손질하고 마당 끝 나무들을 바라보며 하루를 보내는 일이 오래된 꿈처럼 느껴졌습니다. [💡두릅, 엄나무순, 옻순 봄나무순 3가지는 꼭 드셔보세요.] 봄이 오자 산기슭 여기저기에서 두릅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손가락만 한 새순이었지만 며칠만 더 지나면 제대로 꺾을 수 있을 만큼 자랄 것 같았습니다. 저는 조금 더 크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낯선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고, 차를 세워 두고 들어와서는 말 한마디 없이 두릅을 꺾어 갔습니다. 어떤 사람은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어린 순까지 모조리 따 갔습니다. 처음에는 좋게 이야기했습니다. 이곳은 사유지라고, 주인이 있는 땅이라고 타일렀습니다. 어떤 사람은 미안하다며 돌아갔지만, 돌아서면 또 다른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더 뻔뻔한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이 정도는 같이 먹는 거지 뭘 그러느냐”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습니다. 경찰도 불러 보았고 언성을 높이며 싸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을 돌려보내면 또 다른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끝이 없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저는 자연과 함께 조용히 살아보려고 내려온 것이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끝없는 싸움을 하러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두릅은 봄의 기쁨이 아니라 사람의 욕심을 확인하게 만드는 대상이 되어 갔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제 마음속 무언가도 함께 변했습니다. 이제는 마트에서 두릅을 보아도 외면하게 됩니다. 먹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두릅 특유의 향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산속을 뒤지며 남의 것을 당연하다는 듯 꺾어 가던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두릅은 더 이상 나물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과 무례함을 떠올리게 하는 기억이 되었습니다. ...

[ㄱ] down shift - 세번째

이미지
[ㄱ] down shift, 2편 읽으셨어요? 먼지 읽고 오세요~ [💡바로가기 - [ㄱ] down shift - 두번째] 집... 그 집. 설명을 좀 드리자면, 70년쯤 된 흙집이었습니다. 부엌? 아니 정지입니다. 큰가마솥 2개, 작은 가마솥 1개가 걸려있는 아궁이... 부뚜막. 부엌 옆엔 외양간이 있습니다. 방은 길게 3칸이 붙어있습니다. 불을 떼면 첫번째 방은 너무 뜨거워 잘 수 없었습니다. (보통은 집안의 어른들이 그곳에 기거 하셨다고 나중에 말씀해 주셨습니다.) [💡한국 전통 구들이란? – 정의부터 구조, 종류까지 쉽게 알아보기] 욕실? 아궁이 건너편에 수도꼭지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곳이 욕실이고 세면장입니다.) 대망의 화장실. 집 본체를 지나 끝쪽 구석에 가로 세로 2m정도의 공간 보입니다. 벽은 천막 천으로 둘러있는 'ㄷ' 공간 이었습니다. 문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지붕은 있었습니다. 바닥엔, 길고 각이 잡힌, 한 50cm쯤 길이에, 높이 10cm쯤 되는 큰 돌 2개가 양쪽으로 바닥에 놓여있습니다. 그 옆엔 군불 땐 아궁이에서 나온 재들이 담긴 잿통과 모종삽 같은 것이 꼽혀 있었습니다. 누가 설명해 주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용법을요... 바닥에 놓은 돌 앞쪽으로 쌓여있던 건 흙무덤이 아니었습니다. 설명은 여기까지... 대문, 은 물론 없습니다. 산골의 집은 어느 누구던 편안히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초가집의 구조와 전통 건축 용어 -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집] 집을 제법 둘러 보았습니다. 안과 밖, 앞마당과 뒷뜰, 그리고 다시 마당에 모였습니다. 사모님의 표정이 묘했습니다. 좋다~ 싫다의 대답이 아닌 이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할까? 라는 얼굴로 말입니다. 우리 부부는 짧게 대답했습니다. "이사올래요!" (4편에서 계속 됩니다.) 우리 첫 집.

[ㄱ] down shift - 두번째

이미지
[ㄱ] down shift, 1편 읽으셨어요? 먼지 읽고 오세요~ [💡바로가기 - [ㄱ] donw shift - 첫번째]    이장님이 사시는 댁은  큰 도로에서 산 쪽으로 굽이굽이 1.5km 정도를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매일 그 길을 오가시는 마을 분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상의 길이었겠지만, 처음 그 길에 들어선 저에게는 낯설다 못해 당황스럽기까지 한 좁은 외길이었습니다. [💡산나물 사진과 먹는 방법(식용법)] '정말 이 길 끝에 사람이 사는 집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쯤 이장님 댁이 나타났는데, 정작 저희에게 보여주실 집은 그곳에서도 1.5km를 더 들어가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아니, 들어간다는 표현보다는 '산으로 올라간다'는 표현이 더 정확했습니다. 사실 처음 전화를 드렸을 때만 해도, 저는 그곳이 그저 평범한 시골 마을일 거라 짐작했습니다. '아무리 외진 곳이라도 사람 사는 곳이 다 거기서 거기겠지'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그런데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제 짐작을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그곳은 마을이라기보다 차라리 '산' 그 자체였습니다. 외길 도로만 겨우 포장이 되어 있을 뿐, 사방이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인 깊은 산속이었습니다. 윗집과 아랫집 사이의 거리가 수십 미터에서, 멀게는 100~200미터씩이나 떨어져 있는 적막한 산중 마을. 하지만 신기하게도, 당혹감 뒤에 밀려온 감정은 '좋다'는 마음이었습니다. TV 속에서나 보던 완전한 자연인은 아니더라도, 늘 머릿속으로만 그려오던 동경의 장소가 바로 제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숨 가쁘게 1.5km를 더 올라가 드디어 그 집에 도착했습니다. 집은 조금 어수선했습니다. 전 주인이 급하게 짐을 빼서 이사를 간 듯한 어수선함이 집안 곳곳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며칠 소매 걷어 붙이고 열심히 정리하면 될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정겨웠습니다. 그때, ...

[ㄱ] down shift - 첫번째

이미지
 귀촌을 결정하고 우리 부부가 가장 먼저 마주한 현실은 '살 곳'을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화려한 전원주택이 아닌, 우리가 정말 뿌리 내릴 수 있는 소박한 거처를 찾는 일. 그것이 귀촌의 첫 숙제였습니다. 우리 부부는 지도를 펼쳐놓고 차를 달려 정말 수많은 곳을 누볐습니다. 가는 지역마다 보이는 부동산이란 부동산에는 모두 전화를 걸었고, 마을 어귀에 서서 "이 동네 빈집이나 세 살 곳이 있을까요?"라며 무작정 묻고 다녔습니다. 때로는 마을 이장님들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전화를 드렸습니다. "젊은 부부인데 빈집이 있는지, 혹시 세를 살 수 있는 곳은 없는지" 조심스레 여쭈었습니다. 거절의 목소리에 낙담하기도 하고, 텅 빈 집을 보며 한숨을 내쉬기도 하는... 그런 막막한 기다림의 시간들이 쌓여갔습니다. 그러다 정말 우연히 지금의 이장님 댁에 전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사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우리의 사정을 들으시던 사모님께서는 잠시 망설이듯 말씀하셨습니다. “마침 이번에 이사를 나간 집이 하나 있긴 한데... 요즘 젊은 사람들 눈에 괜찮을지는 모르겠네요.” 그 한마디가 우리에게는 마치 한 줄기 빛 같았습니다. 우리는 "저희는 좋습니다! 바로 찾아 뵙겠습니다!"라는 대답과 함께 곧바로 이장님 댁으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우리 시골살이의 은인이 되신 이장님 내외분과의 첫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장님께서는 저희를 보시더니 허허 웃으시며 걱정부터 하셨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이런 옛집을 마음에 들어 할지 모르겠어. 많이 불편할 텐데..." [💡초가집의 구조와 전통 건축 용어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집]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누며 잠시 담소를 나눈 뒤, 우리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사모님을 따라 드디어 우리가 살게 될지도 모를 그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아직 시골개 아니에요, 서울개에요 *^^*

[ㄱ] 2km 내려가고, 17km 달려가고.

이미지
 도시에서 살든 시골에서 살든, 살아가는 기본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먹어야 하고, 입어야 하고, 잠을 자야 합니다. 시골에서 자급자족의 삶을 꿈꾼다 해도 막상 살아보면 사야 할 생필품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매일 문을 여는 하나로마트가 있기는 하지만, 이상하게도 다섯 날마다 한 번씩 열리는 장날 이 되면 꼭 장에 나가게 됩니다. 특별히 필요한 것이 없어도 말입니다. 막상 장에 가면 빈손으로 돌아오는 법은 없습니다. 값비싼 물건을 사는 것도 아닌데, 어느새 손에는 뜨끈한 붕어빵이나 철 지난 나물거리가 들려 있고, 입에는 핫바 하나쯤 물려 있습니다. 그렇게 장날은 늘 소소한 즐거움으로 남습니다. [인기글] ❄️ 명품 패딩 안 부럽다! 강원도 오지 생활 8천 원의 행복, 솜바지와 털장화 이야기 장날이 되면 아침부터 서둘러 준비를 합니다. 옷을 겹겹이 챙겨 입고, 차에 시동을 걸어 히터도 미리 틀어 둡니다. 집에서 큰 도로까지는 2km, 그 도로에서 면 소재지까지는 다시 17km를 더 가야 합니다. 신호등은 서너 개뿐이고 마주치는 차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닌데, 이상하게도 멀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저 금방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은 설렘 때문일까요. 세월이 좋아져 지금은 제 차로 편하게 다니지만, 동네 어르신들 말씀을 들으면 젊을 적에는 이 길을 모두 걸어 다니셨다고 합니다. 잔칫날이라도 있으면 소주 박스를 이고 지고 몇 시간을 걸어 고개를 넘으셨다고 하셨습니다. 서울이라도 가는 날엔 하루 전날부터 걸어서 면 소재지 터미널까지 가, 근처 여관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길을 나서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른들은 늘 말씀하십니다. “세상 참 좋아졌다” 고요. [추천] 📍 우리가 미처 몰랐던 전국의 오지마...

[ㄱ] 넌 얼굴도 예쁘게 생긴애가...

이미지
  잠깐 이장님댁에 내려왔습니다. 자연스런 대화가 이어지고 예정에 없던 술상이 차려졌습니다. 술한잔에 웃음이, 술한잔에 걱정이, 술한잔에 행복이, 술한잔에 시간이.... [👉술과 안주 칼로리 정리 - 살찌지 않는 술자리 꿀팁까지] 아... 오후 4시쯤 갔는데 벌써 8시를 넘고 있습니다. 이장님댁 전화벨이 울립니다. 제 처가 다급하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잔뜩 겁에 질린 목소리로 얼른 집에 오라고 합니다. 이장님과 사모님은 그 이유를 알고 계십니다. 그리곤 허 허 웃으십니다. "고놈, 고놈, 얼굴도 예쁘게 생긴 놈이 목소리는 가당치도 않아~" 아마도 우리집 근처에 고라니가 왔나 봅니다. 산중 외딴집, 우리만 있는 산골 집에 고라니가 울부짖었나 봅니다. [👉시골생활에서 강아지와 고양이중 어떤 동물을 키우는게 좋을까요?] 그렇게 이장님과 사모님이 얼른 올라가 보라고 하셔서 집까지 뛰어 올라갔습니다. 그게 시골로 이사하고 3일 만의 일이었습니다. 2007년 1월중순 그 때. 참 많이 춥고 예뻤던 눈이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ㄱ] 난, 그래도 좋아.] #시골이사 #산골생활 #고라니 #겨울밤 #눈내리던날 #시골일기 #이장님댁 #술한잔 #추억기록 #2007년 #산중외딴집 #농촌라이프 #시골에피소드 #자연과삶 #겨울이야기 #한국시골 #일상에세이 #기억의조각 고라니

[ㄱ] 난, 그래도 좋아.

이미지
  추운 겨울, 이젠 얼마나 추운줄 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아~ 춥다 .. 합니다. 눈도 많고 녹지도 않습니다. 3월은 되어야 조금씩 녹고, 4월은 되어야 덜 위험합니다. 산속. 산촌마을. 길 옆 우리집. 함께 귀촌한 멍멍이만 신났어요. 눈이 옵니다. 그 길을 제설합니다. 넉가래, 삽, 비자루 모든 걸 동원합니다. 눈이 쌓였습니다. 제설합니다. 허리가 아파옵니다. 몇 분에 한번씩 허리를 펴봅니다. 그렇게 보이는 하늘에선 눈이 내립니다. ... 아름다운 눈, 예쁜 눈, 기분이 좋아집니다. ... [👉겨울 마당 잔디, 갈색으로 변했다고 포기 마세요! 봄 잔디 결정하는 3가지 관리법] 제설하기 시작한 길, 처음으로 갑니다. 그 길을 제설합니다. 넉가래, 삽, 비자루 모든 걸 동원합니다. 눈이 쌓였습니다. 제설합니다. 허리가 아파옵니다. 몇 분에 한번씩 허리를 펴봅니다. 그렇게 보이는 하늘에선 눈이 내립니다. ... 굵은 눈송이, 눈을 뜨기 힘듭니다. ... 제설하기 시작한 길, 처음으로 갑니다. 그 길을 제설합니다. 넉가래, 삽, 비자루 모든 걸 동원합니다. 눈이 쌓였습니다. 제설합니다. 허리가 아파옵니다. 몇 분에 한번씩 허리를 펴봅니다. 그렇게 보이는 하늘에선 눈이 내립니다. ... 두꺼운 옷과 눈장화, 몸 속은 땀이 추위는 두 배가 되었습니다. ... 제설하기 시작한 길, 처음으로 갑니다. 그 길을 제설합니다. 넉가래, 삽, 비자루 모든 걸 동원합니다. 눈이 쌓였습니다. 제설합니다. 허리가 아파옵니다. 몇 분에 한번씩 허리를 펴봅니다. 그렇게 보이는 하늘에선 눈이 내립니다. ... 담배는 오래전에 끊었습니다. 입김을 연기인 듯 뿜어봅니다. 그래도 이 길을 다 치우고 나면 마음만은 깨끗해집니다 ... [👉겨울철 염화칼슘으로 깨진 콘크리트 주차장, 집에서 셀프로 복구하는 방법] 제설하기 시작한 길, 처음으로 갑니다. 그 길을 제설합니다. 넉가래, 삽, 비자루 모든 걸 동원합니다. 눈이 쌓였습니다. 제설합니다. 허리가 아파옵니다....

[ㄱ] 이 많은 음식들은 다 어디서? 그리고 일주일 뒤 찾아온 기적 같은 소식

이웃집에 식사를 하러 가더라도 굳이 냉장고를 들여다보지는 않습니다. 꺼내놓은 반찬을 접시에 올려놓는 정도만 돕습니다. 저 역시 누군가가 저희 집 냉장고를 들여다보는 것이 썩 내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오며 가며 대략 뭐가 있는지 정도는 알게 됩니다. [👉 냉장고 냉장이 안 될 때! 원인과 해결 방법. 이렇게 해보세요.] 오랜만에 이장님 댁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습니다. 바로 옆집에 살고 있지만 서로 바쁘다 보니 시간을 함께 보내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저희가 준비해 간 족발과 이장님 댁에서 준비한 회를 놓고 식사를 시작합니다. 그동안 밀린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오랜만의 만남 때문인지 평소 먹던 음식들이 유독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모두가 이야기에 바쁜 와중에 처는 먹는 데 더 바쁩니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을 먹었는데도 입에 들어가는 음식마다 꿀처럼 달게 느껴진다 합니다. [👉 외국인이 만족한 한식 베스트 12, 매력과 이유까지 한눈에!] 사모님께서 음식이 모자랄 것 같다며 주섬주섬 일어나십니다. 분명 아까는 보지 못했던 삼겹살이 자연스럽게 상 위에 올라옵니다. 쌈 채소와 파절이, 이것저것 준비하다 보니 마치 상을 새로 차린 듯합니다. “이게 다 어디 있었어요? 아까는 못 봤는데요?” “이런 거야 그냥 여기저기 있지 뭐.” 김치맛이 이상해요. [👉 총각김치·배추김치·동치미, 김장김치 맛 살리는 비법과 보관법] 별것 아니라는 듯 말씀하시는 사모님을 따라다니다 보니 감탄사만 나옵니다. 처마 밑에는 옥수수와 시래기가 말려 있고, 외부 냉장 창고에는 종류별 김치가 가득합니다. 직접 농사지은 브로콜리와 양배추, 파와 양파가 가지런히 저장되어 있습니다. 냉동고마다 고기와 생선이 빼곡히 채워져 있습니다. [👉 양파 보관은 이렇게! 수확 후 1년까지 신선하게 저장하는 방법] “우리는 전쟁이 나도 몇 달은 그냥 먹고살 수 있어.” 산과 들로 나가지 않아도 집 한 바퀴만 돌면 한 상이 차려집니다. 후식으...

[ㄱ] 새해 첫날은 닭만두국입니다.

이미지
 처음 강원도로 이사 온 뒤 맞이하는 첫 새해였습니다. 서울 집 정리도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사 온 집 정리도 마무리되지 않아 정신없는 시기였습니다. 한국 전통 명절 [👉설날부터 추석까지, 풍습, 먹거리, 놀이 알기] 그런데 이웃집에서 만두국을 먹으러 오라며 기별을 주십니다. 새해 첫날부터 따뜻한 초대를 받으니 마음이 먼저 풀어집니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마을 분들이 하나둘 모입니다. 왁자지껄한 웃음소리와 함께, 매일 보는 사이임에도 밤새 안부를 묻습니다. 이곳의 새해 인사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시작됩니다. 2026 새해 문자인사 이렇게 해보세요 [👉마음을 전하는 설날 메시지 예문모음] 저희가 숟가락을 들어 만두를 집어 드는 순간, 갑자기 정적이 흐릅니다. 모두가 제 입만 가만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왜 그러시지?’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만두를 입에 넣고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으드득’ 소리가 납니다. 만두 속 육즙은 진하고 고소해 기분 좋게 씹히는데, 그 사이에서 뼈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그때 이웃분이 웃으며 말씀하십니다. “강원도에서는 닭을 삶아서 뼈째 다져 만두를 만들어. 못 먹겠어?” 저는 잠시 놀랐지만 곧 답합니다. “아니요. 맛있습니다. 다만 너무 신기해서 놀랐습니다.” 닭들의 삶이 달라졌다 [👉닭 기르기 - 터널식 사육 시스템, 동물복지 농장 만들기] 형식적인 인삿말이 아니었습니다. 정말로 맛있었습니다. 다만, 저에게는 아주 생소한 맛이었습니다. 마을 분들은 저희가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며 한마디씩 농담을 던지십니다. 그 웃음 속에는 낯선 이를 반기는 따뜻함이 담겨 있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시골의 일상일지 모르지만, 그날만큼은 저희가 작은 재미가 되어드린 것 같아 오히려 기분이 좋았습니다. 강원도에서 맞이한 첫 새해는 이렇게, 닭만두국 한 그릇으로 오래 기억될 추억이 되었습니다. 새해 #강원도만두국 #닭만두 #귀촌일기 #강원도평창 #강원도토속음식 #강원도일상 #시골라이프 #닭만두국 #이사이야기 ...

[ㄱ] 시골의 가로등은 참 어둡습니다 - 작물도 잠을 자야 한다는 사실

이미지
 시골길을 다니다 보면 가로등이 꺼져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전구가 깨지거나 오래되어 낡아 보이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래서 해만 져도 길을 걷는 일이 괜히 무섭게 느껴집니다. 차를 타고 지나갈 때도 너무 어두워서, 갑자기 짐승이나 사람이 나타나면 깜짝 놀라기 일쑤입니다. 구조요청·긴급신고시 필수[👉 바로가기 - 전신주(전봇대) 번호 보는 법] 얼마 전 오랜만에 이웃집에 들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후에 잠깐 인사만 드리고 오려 했는데, 어느새 저녁까지 먹고 오게 되었습니다. 저녁 8시쯤 되자 주인 어르신께서 주섬주섬 솜점퍼를 챙겨 입고 일어나십니다. “저 가로등만 끄고 올 테니 잠깐만 있어요.” 의아해하는 저희를 보며 안주인께서 설명을 해주십니다. “밤에는 작물들도 자야 해요. 가로등 불이 너무 밝으면 작물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요. 손님이 오거나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밭 옆 가로등은 꺼두는 거예요.” 농사를 시작하게 되면 삽만으론 안되요 ^^ [👉 바로가기 - 농사엔 어떤 농기구가 필요 할까요?] 그제야 알게 됩니다. 작물도 밤에는 잠을 자야 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래서 밭이나 논 옆의 가로등이 유독 더 어두웠던 것이구나 싶습니다. 이렇게까지 정성을 들여 키우시는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실제로 들깨나 벼 같은 작물은 밤에 인공조명이 너무 밝으면 이삭이 늦게 패거나 수확량이 최대 20~30%까지 감소한다고 합니다. 동네 어르신의 가로등 끄기는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지혜였던 것이었습니다. --------------------------------------------------------------- 그래서일까요. 이 댁에서 나는 작물들이 유독 더 맛있게 느껴졌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이처럼 일상 속에서 우연히 얻은 농사 전문가의 귀한 ...

[ㄱ] 시골에서 배운 세시풍속, 새해 첫날 절대 하면 안 되는 일은?

이미지
 시골로 내려오기 전에는 24절기와 세시풍속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달력을 보고 날짜를 넘기는 정도로만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하지만 시골에 내려와 살다 보니 생각이 달라집니다. 여전히 많은 어르신들은 전통 풍속을 생활 속에서 지키고 계십니다. 농사를 짓는 데 있어 음력과 24절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씨를 뿌리는 시기와 거두는 시기를 하늘과 계절에 맞추어 판단합니다. [ 👉 24절기 - 고대 농업 사회의 천문학적 지혜 ] 곧 새해가 다가옵니다. 연말이 되면 집 안과 집 밖을 정리합니다.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주변을 깨끗이 합니다. 1월 1일이 오기 전 부지런히 청소를 하며 좋은 기운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새해 첫날에는 말 한마디도 조심하게 됩니다. 서로에게 좋은 이야기를 건네고 복을 북돋아 줍니다. 칭찬을 많이 하려고 애씁니다. 괜한 불평이나 부정적인 말은 삼가게 됩니다. 년초에 하면 안 되는 일은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새해 첫날에는 다툼이나 언성을 높이는 일을 피합니다. 부정적인 말이나 걱정스러운 이야기도 가급적 삼갑니다. 집안에서 물건을 깨뜨리거나 빌려주는 일도 꺼립니다. 복이 새어나간다는 의미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돈을 나가게 하는 행동 역시 조심합니다. 청소는 해가 바뀌기 전에 마무리합니다. 새해 첫날에 쓸고 버리면 복까지 함께 쓸어낸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미신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해의 시작을 단정하게 열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조심함 속에 바람이 있고, 전통 속에 이유가 있습니다. [ 👉 1월 1일 새해 첫날, 이 행동만 지켜도 한 해 복과 재물운이 달라집니다 ] 종교와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먼저입니다. 가족과 이웃, 모두의 평안한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로 많은 행동을 조심하게 됩니다. 년초에 하면 안 된다고 전해 내려오는 일들 역시 그런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미신이라고 치부하기보다는 마음가짐을 다잡는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