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란 유기물을 미생물의 활동을 통해 잘 부숙시켜 토양에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자원순환형 비료입니다. 볏짚, 보릿짚처럼 부피가 큰 재료는 퇴비화 과정을 거치면 부피가 줄어들고, 가축 분뇨 같은 냄새 나는 재료도 악취 없이 다루기 편해집니다. 퇴비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선 미생물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1. 퇴비화의 원칙
① 수분 조절이 가장 중요
퇴비 원료의 수분은 60~70% 정도가 이상적입니다. 손으로 재료를 꽉 쥐었을 때 손가락 사이로 물이 조금 배어 나오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수분이 부족하면 미생물의 활동이 줄고, 반대로 너무 많으면 부패가 일어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② 공기의 순환 확보
미생물은 산소를 필요로 합니다. 퇴비더미 안에 공기가 잘 흐르게 하려면 중간중간에 나뭇가지나 거친 재료를 넣어 공기층을 만들어 줍니다.
③ 탄소(C)와 질소(N)의 균형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에너지를 얻고, 질소를 흡수해 단백질을 생성합니다. 따라서 탄소와 질소의 비율(C/N 비율)을 적절히 유지해야 미생물이 잘 번식합니다.
④ 산도(pH) 조절
미생물이 잘 활동하는 pH는 중성~약알칼리성입니다. 퇴비화 도중 산성이 되기 쉬우므로 석회를 조금씩 뿌려 산도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ib612.com
⑤ 정기적인 뒤집기
퇴비 내부는 자연스럽게 60~80℃까지 온도가 오르는데, 이때 고온성 미생물이 유기물을 잘 분해합니다. 온도가 한 번 최고조에 달한 후 낮아지면 뒤집기를 통해 바깥쪽 덜 썩은 재료를 안으로 넣어 전체가 고르게 부숙되도록 합니다.
2. 빠르게 만드는 속성 퇴비법
재료 준비
볏짚, 낙엽, 들풀 등 마른 재료는 하루 전날 물을 충분히 뿌려 촉촉하게 해두고, 볏짚은 적당한 크기로 자르면 쌓기가 수월합니다.
쌓는 방법
퇴비장 바닥에는 통기용 나무가지 등을 깔고 그 위에 재료를 30cm 높이로 쌓습니다. 각 층마다 질소비료(100kg당 0.5kg 기준)를 뿌리고 물을 충분히 준 뒤, 층층이 반복해 총 4~5단까지 쌓습니다. 최상단은 볏짚, 비닐 등으로 덮고, 주변에는 배수로를 만들어 물 빠짐을 좋게 합니다. 퇴비에서 흘러나온 물은 구덩이에 모았다가 뒤집기할 때 다시 사용합니다.
뒤집기 시기
3주 후 - 온도가 떨어지면 1차 뒤집기를 하고 수분 보충.
3~4주 후 - 2차 뒤집기를 실시.
1주일 뒤 - 퇴비 완성. 바깥쪽 미부숙 재료는 안쪽으로 쌓으며 균일한 부숙을 유도.
3. 가축분뇨 활용 퇴비화
가축의 분뇨는 수분이 많아 그냥 퇴비화하기 어렵습니다. 악취 문제와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다음 방법을 추천합니다.
방법 - 수분 45% 정도로 잘 썩은 퇴비와 수분 80%의 신선한 분뇨를 1:1 비율로 혼합해 퇴비화합니다.
절차 - 생분을 햇볕에 말려 수분을 60%로 맞추고 쌓으면 1~2일 안에 온도가 70℃까지 상승.
2~3일 간격으로 뒤집기를 반복하며 2~3주면 수분 40~50%의 종자퇴비 완성.
이를 신선한 분뇨와 혼합하여 반복 퇴비화하면 연속 생산 가능.
여기에 목초액, 죽초액, 수용성 칼슘, 미생물, 부식산 등을 혼합하면 질 좋은 유기질 비료를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4.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한 발효퇴비
음식물 쓰레기의 현실
연간 수백만 톤의 음식물이 버려지고 있으며, 대부분이 매립 또는 소각됩니다. 하지만 유럽, 미국 등지에서는 음식쓰레기의 10~17%를 퇴비로 활용하고 있어 비교됩니다.
발효 퇴비 만드는 법
조건
수분 - 60~70%
산도 - pH 6~7
온도 - 35~40℃에서 미생물 활동 활발
발효 기간 -
자연 발효(호기성) - 6주 이상
혐기성 발효 - 4~6개월
발효기 사용 시 - 60~70℃에서 1~7일이면 완성 가능
보조재와 미생물의 중요성
음식쓰레기는 수분이 많아(약 80%) 그대로는 발효가 어렵습니다. 톱밥, 볏짚분말, 토탄 등 보조재를 음식물 양의 약 30% 섞고, 미생물제를 1kg당 1g 첨가하면 효율이 높아집니다. 다만 염분 문제로 농가에서는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있어 염류 제거 기술이 관건입니다.
5. 음식물 발효퇴비의 효과
연구 결과, 일반 화학비료만 사용했을 때보다 발효퇴비를 병용하면 작물 생산량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고추와 토마토에서 큰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는 퇴비가 공급하는 질소, 인산, 칼륨 등의 무기양분이 작물 생육을 돕기 때문입니다.ib612.com
끝으로
퇴비는 단순히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단을 넘어,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환경을 보호하는 중요한 자원입니다. 자연순환형 농업을 실천하고 싶다면, 여러분도 집에서 퇴비 만들기를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번거롭지만 의외로 재미있고, 뿌듯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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